안녕하세요, 디자이너 이상효입니다. 최근 좋은 기회로 다른 멋진 분들인 길형진 / 김성광 / 차승호 / 김지홍(모더레이터)님들과 함께 2024년 8월에 열린 인프콘에 ‘디자인 시스템의 명과 암’ 이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연사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준비했던 과정을 후기로 간략하게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인프콘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행사 분위기가 어땠는지 궁금하신 분들, 저희 세션 준비 과정과 간략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이 읽어보시면 더 좋아요.
제안과 수락 과정
저희는 최근 원티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공개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4월 경 인프런 분들에게 인프콘 패널토크 제의를 받게 되었어요. 당시에도 현업 프로젝트로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IT 업계의 큰 행사 중 하나인 인프콘 제안을 거절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알리려는 저희의 입장에서는 인프콘 참여가 좋은 기회로 다가왔거든요.
다만 여전히 일이 많은 상태라서 세션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처음 세션 논의를 시작할 때는 준비 부담이 크지 않은 질의응답 형태의 패널토크를 생각했는데요. 후속 논의를 거쳐 내용에 살을 붙이다 보니 결국 발표 절반, 사전질문 절반 분량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세션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저희는 수십 명 정도의 관객이 있는 작은 홀을 생각했었는데, 논의를 진행하다 보니 500명 규모의 큰 컨퍼런스 홀을 배정받게 되어 좀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세션을 풀어볼까 논의하다가, 우리가 겪었던 순도 100% 피땀눈물의 시스템 개발, 시도의 과정을 공유해 보면 좋겠다는 합의에 이르렀어요. 업계에 디자인 시스템의 이점이나 성공 사례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과실을 보기 전 고통스러운 과정에 대해 다룬 사례는 별로 없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이번 세션에서는 우리가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디자인 시스템의 긍정적인 모습, 도전적인 상황을 모두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효율적인 준비 w/ Figma Slide
그렇게 발표의 주요 가닥을 잡고 피그마로 발표 초안을 만들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 6월, 디자인 협업 툴 피그마에서 타이밍 좋게 ‘피그마 슬라이드’ 라는 새로운 PPT 툴을 선보였고, 저는 좋은 타이밍이다 싶어 작업 중이던 모든 발표자료를 피그마 슬라이드로 옮겼습니다.
당시 저희는 개발자 분들과 함께 패널토크 내용을 다듬던 도중이었는데요. 개발자 분들에게는 피그마 수정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내용을 수정하려면 디자이너가 반드시 필요해서 병목이 생기던 차였거든요. 피그마 슬라이드를 활용하면 누구나 내용을 수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모더레이터 포함 5인이나 되는 발표자들의 생각을 효율적으로, 통일된 스타일로 한 곳에 모을 수 있었습니다.
준비 후반기에는 발표자료에 맞는 스크립트를 함께 기록하게 되었는데요, 기존 피그마를 활용해 발표자료를 만들던 때와 달리, 실제 컨퍼런스에서 재생할 때에도 확인할 수 있는 슬라이드 노트 형태로 관리할 수 있게 되니 무척 편리했습니다.
열심히 발표 내용을 준비하던 도중 인프콘 랜딩페이지가 열렸고, 신청 페이지를 통해 제출된 사전 질문을 취합해 가며 최종적으로 다듬어보게 되었어요.
행사 현장
인프콘 행사 당일, 엄청 많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2층에 있는 연사 대기실에서 마지막 준비를 하게 되었어요. 여러 부스를 돌아다니며 참여해 보기도 했고요.
이번 인프콘에서는 개발 관련 아젠다뿐 아니라 IT 전반, 디자인, 지표, UX라이팅, 프로덕트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준비되었던 점도 흥미로웠고, 그런 만큼 참가자 분들의 직군직무도 상당히 다양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연사 대기실에 체크인하니 미리 준비된 선물 패키지와 연사 전용 티셔츠 + 명패가 눈에 띄었습니다. 신나서 바로 뜯어보느라 사진을 못 찍었지만.. 귀여운 유리 명패와 함께 다용도 충전기를 준비해 주신 게 인상적이었어요. 벌써 집에 설치해서 유용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인프런!
어느 정도 발표 준비를 마친 후에는 이왕 참가한 행사, 다른 훌륭한 분들의 강연도 들어보면 좋겠다 싶어 인프콘 페이지에서 시간표를 등록해 보기도 했어요. 막상 현장을 오가면서는 현장에서 받은 브로셔를 더 잘 활용하게 되었지만, 늦게나마 듣고 싶은 강연으로 나만의 시간표를 만들어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준비한 세션
저희의 세션은 오후 12시-2시 사이에 진행되었어요. 점심시간이라 배고프셨을텐데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저희는 사내 갑작스럽게 진행된 AI면접코칭 프로젝트를 시스템을 활용해 빠르게 배포한 사례와 함께,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가며 느낀 장단점(명암)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세션은 디자인 관점 10분, 개발 관점 10분, 패널토크 20분으로 구성했고, 다양한 질문들을 정성을 담아 답변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사진의 왼쪽부터 지홍, 형진, 성광, 상효, 승호)
사전질문 & 답변 세션은 모더레이터이신 지홍님, UX엔지니어 형진님, 테크리드 성광님이 주도적으로 진행해 주셨습니다. 40분의 세션 이후에는 후속 질문이 있는 분들과 함께 2층으로 올라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기도 했고요. 디자인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거나 만들어가고 있는 현직자 분들과 시스템에 대해 값진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희의 발표를 요약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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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시스템은 큰 장점 만큼 지속적으로 가꾸어 나가기 어려운 단점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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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싱크, 우선순위 유지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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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모두 다르니 타사 사례를 맹목적으로 따를 필요 없고, 자사 고유의 맥락과 상황을 고려해 가장 필요한 것부터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발표를 놓쳐 아쉬웠던 분들이 있다면, 저희가 피그마 커뮤니티에 공개한 원티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참고해 보시거나, 추후 인프런에 녹화본이 공개될 예정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주세요!
세션 후 네트워킹
행사는 저희 세션이 끝난 후에도 약 네 시간 가량 진행되었는데요. 저는 오후 세션을 듣다가 2층에서 진행된 네트워킹 세션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코엑스 그랜드볼룸과 아셈볼룸까지 총 2층을 빌려서 운영하신 만큼, 사람이 많았는데도 꽤 쾌적한 동선으로 남은 행사 시간을 즐길 수 있었어요. 다양한 배경의 업계 분들과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마지막에는 인프런에서 클로징 세션도 진행해 주셨어요.
마치며
행사 전날 리허설 준비중
네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여러 고민을 거쳐 탄생한 발표인 만큼, 많은 분들께 유익한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시간 내서 들으러 와 주신 모든 분들, 후기 글 읽으러 와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저희의 사례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발표를 못 들으신 분들을 위해 인프콘 녹화본이 공유되는 타이밍에 맞추어 발표자료와 스크립트도 함께 공유드리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디자이너 이상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