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단톡방에서 시작해 두두와 피그마 코리아, Friends of Figma Seoul까지 8년 동안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배우고 싶어서 사람들을 찾았어요. 운영을 맡은 뒤에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오래 즐겁게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사수가 없어 사람들을 찾았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동료들과 창업해 혼자 디자인 실무를 맡았습니다. 사수 없이 일하다 보니 지금 잘하고 있는지, 더 효율적인 방법은 없는지 궁금했어요. 현업 디자이너들과 이런 고민을 나누고 싶었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메신저 단톡방을 만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분들에게 커리어 조언과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받았어요. 혼자 고민할 때는 몰랐던 것들을 배우는 경험이 좋았고, 두 번째 직장에 들어간 뒤에도 다른 커뮤니티를 관심 있게 찾아보게 됐습니다.
당시 저는 어도비 XD를 쓰다가 피그마를 사용하는 팀에 합류한 상황이었어요. 새로운 툴을 배우고 다른 팀의 사례도 보고 싶어서 페이스북 피그마 코리아에 참여했습니다. 배우면서 알게 된 사례를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영진으로도 함께하게 됐어요.
함께 작업하던 사람들과 모임을 운영하게 됐어요
비슷한 시기에 두두, Do What You Want To Do라는 월간 해커톤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했습니다. 월말 금요일에 모여 각자 할 일을 정하고 밤새 작업하는 모임이었어요. 회사에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챙기기 쉽지 않았던 저에게 잘 맞는 방식이었습니다.
두두에서는 제가 진행한 사이드 프로젝트나 XD와 피그마를 활용한 작업 방식을 공유했어요. 반응이 좋아 운영진에 합류했고, 몇 년 동안 다른 분들과 두두와 피그마 커뮤니티의 운영을 함께했습니다.
큰 전환점은 코로나였어요. 직접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모임이 원격으로 바뀌거나 활동이 줄었습니다. 피그마 커뮤니티에서는 기존 리더의 뒤를 이어 제가 리더를 맡게 됐고, 이후 피그마 공식 커뮤니티인 Friends of Figma로 활동을 이어갔어요.
그 무렵에는 참가자들의 관심만큼이나 운영진이 계속 참여하고 싶은지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모두 본업 외의 시간을 내서 무보수로 활동하는 모임이었거든요. 좋은 행사를 기획해도 운영하는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오래 이어가기 어려웠어요.
운영하는 사람에게도 남는 것이 있어야 했어요
새로운 운영진을 찾을 때는 이미 피그마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던 분들에게 제안했습니다. Config에서 발표했거나, 책을 썼거나, 강의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분들이었어요. 공식 커뮤니티 리더로 인정받는 것이 각자의 활동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참여 부담도 작게 잡았습니다. 아주 자주 모이기보다 분기에 한 번 정도 함께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자고 제안했어요. 각자의 일이 있는 만큼, 처음부터 많은 시간을 약속해달라고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함께한 뒤에는 기여한 사람들이 행사에서 드러나도록 신경 썼어요. 시작할 때 준비에 중요한 역할을 한 분들을 소개하고, 제가 주로 맡던 오프닝도 규모 있는 행사에서는 다른 리더에게 맡겼습니다. 커뮤니티 밖에서 각자 진행하는 활동에도 제가 도움이 되려고 참여했고요.
행사 주제는 피그마의 새 기능이나 디자인 시스템, 기업들의 디자인 협업 사례처럼 그때 업계에서 궁금해하는 내용을 골랐습니다. 참가자들이 배울 만한 자리인 동시에, 운영진도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을 나누는 자리로 만들려고 했어요.
처음 제안할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할 줄 몰랐습니다. 몇 년 동안 여러 밋업을 준비하고 샌프란시스코에도 함께 다녀오면서, 행사 운영을 위해 만난 사이가 생각보다 훨씬 가까워졌어요.
서울대 행사는 각자의 도움으로 만들었어요
Friends and Figma in Seoul은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 잘 드러난 행사였습니다. 한 리더가 갖고 있던 서울대와의 인연으로 협업 논의가 시작됐고, 큰 강의 공간에서 피그마 직원들도 연사로 참여하는 행사를 열게 됐어요.
저는 협업이 정해진 뒤 상세 기획과 참가자 모집, 운영 준비를 맡았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예정된 세션들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현장 운영을 총괄했어요.
서울대와 연결해준 리더는 대관 협의를 끝까지 맡아주셨습니다. 다른 리더들은 외부 연사를 섭외하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아주셨어요. 서울대도 공간만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주최자로서 준비와 현장 운영을 도왔습니다.
시디즈와 협업한 Config 2025 리캡 밋업도 기억에 남아요. 두 행사 모두 관심이 높아 빠르게 모집이 마감됐고, 규모가 큰 만큼 네 명의 리더 외에도 여러 자원봉사자가 함께해주셨습니다.
제가 모든 일을 직접 할 수는 없었습니다. 각자 가진 인연과 경험을 보태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행사였어요. 보수 없이도 같은 관심사로 모여 지식을 나누려고 애쓰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다음 행사를 계속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